기사상세페이지
서울 덕성여대에 다니는 A씨는 지난 18일 친구 2명과 함께 연세대, 한양대에 다니는 남학생 3명과 미팅을 하려다 욕설을 들었습니다.
미팅을 하기 위해 만들었던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A씨가 페미니스트라 밝힌 게 발단이 됐고, 작은 논쟁이 결국 욕설로까지 번졌습니다.
평소 페미니즘 운동에 관심이 있던 A씨는 카카오톡 프로필에 관련 사진을 걸어뒀습니다.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이 담긴 SNS 캡처 화면를 본 남학생들이 A씨에게 ‘혹시 페미니스트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A씨 대답에 남학생들은 ‘너무 극단적이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이 오고가며 발언 수위는 점점 높아지면서, ’페미니즘은 정신병. 남성혐오자‘라는 말이 뒤따르면서, 급기야 한 남성이 “아버지도 혐오하느냐. 그냥 네 세상 만들어 나가 살아 'XX아'등 욕설까지 했습니다.
A씨는 ‘남자 싫어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이 뭔지 아느냐’고 항변했습니다.
A씨는 변호사와 상담한 뒤 지난 19일 오전 서울북부지검에 남학생들의 모욕적인 언사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A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단톡방에서 이름을 부르며 욕설을 해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며 ‘내 생각은 내 생각일 뿐이고 남에게 강요하려는 마음도 없다. 프로필 사진만 보고 함부로 얘기하는 것에 화가 나고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용 JY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단톡방에서 나머지 4명이 보고 있었기 때문에 공연성이 입증돼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온라인에서 '안티-페미니즘'이나 '백래시(backlash·반동)'에 의한 2차 피해도 겪었다. 그가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소식이 익명 SNS에 알려지자 "페미니스트는 상종하기 싫다. 나 대신 까줘서 (남학생들에게) 고맙다" 등의 글이 댓글이 달렸습니다다.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윤김지영 교수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이들이 적어 남성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문제의식을 갖는 여성들이 많다. 남성들이 여성 개인을 상대로 페미니즘은 이상한 것이라는 낙인을 찍으려는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회적 차원에서 페미니즘을 평가 절하하는 효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게시물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