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에서 불이나 일가족 4명이 유독가스를 들이마시는 바람에 미처 대피할 겨를도 없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9일 오전 5시 42분께 부산 동래구 수안동의 한 아파트 1층 박 모(45) 씨 집에서 불이 아파트에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이들의 대피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화재 현장을 감식한 경찰관은 “시신 훼손은 거의 없었고 일가족이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웃집 한 남성은 "불이 난 집 현관문을 마구 두드렸지만 집 내부에서 전혀 비명 등 사람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유독가스를 5초만 흡입해도 몸이 경직돼 움직일 수 없어 대피도 못 하게 되고 결국 유독가스에 질식돼 사망한다"며 "잠을 자다가 불이 난 경우 유독가스를 마신 사실조차 모른 채 숨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불은 옆집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안방에서 박 씨와 아들 3명은 누운 채 자던 모습 그대로 숨져있어 불이 난 사실조차 모른 채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인명피해가 커졌을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불이 난 박 씨 아파트는 1층이어서 화재 사실만 알았다면 대피하기 용이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 오래된 아파트라 소방시설이 부족했던 것도 피해를 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1979년 완공된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초기 진화가 어려웠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안방 입구 거실에 쌓인 책과 신문지 등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오전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