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벌어진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사고에 대해 "직원 개인의 실수가 아닌 시스템상의 문제"라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보다 피해자 구제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선 "19대 국회까지는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부분"이라며 "다만 관행이었다 해도 스스로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사고와 관련 "제일 큰 문제는 실제 배당이 이뤄지고 거래 정지까지 37분
이 걸렸다는 점"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비한 대처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돼 일부 직원들의 매도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도 잘 못 입력된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텐데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은 모럴해저드 이상으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해를 보게 된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구제책을 강조했습니다.
김 원장은 "이런 사건이 생기면 제도 개선부터 말하는데 제도 개선은 뒤에도 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구제"라며 "삼성증권의 잘못이 명확하니 피해자와 관련해서는 지루한 소송으로 가지 말고 배
상 대책의 기준을 만들라고 했으며, 삼성증권도 신속히 조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다시 제기되는 공매도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정무위 위원 때도 공매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며 "공매도는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정책당국이 결정할 일이지만 협조 관계에 있는 기관
장으로서 전반적으로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야당에서 지적하는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서 지적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죄송하다"며 "어떤 경우에도 로비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저 자신의 확신이 있다 보니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 것이 느슨해졌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습니다.
김 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인 한국거래소 부담으로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고, 우리은행 지원으로는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는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또 미국과 유럽 출장에는 20대 여성 인턴이 동행해 야당으로부터 부적절한 출장이라며 사퇴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업무와 상관없는 로비성 외유는 전혀 아니다"며 "오히려 대외경제연구원 출장 후에 유럽사무소 예산을 삭감했고 한국거래소 출장 후에도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법안 통과도 반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미국·유럽 출장에 인턴이 동행했다는 지적에는 "인턴이지만 대학원에서 석사를 졸업한 분이었으며, 박사 과정을 앞두고 있었다"라며 "4급 보좌관이나 인턴 구분하지 않고 구성원 전체에게 한 기관씩 맡겼는데
연구기관 담당이어서 미국 출장에 동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인턴이 출장 동행 후 9급과 7급으로 고속승진했다는 지적에도 "임기가 1년도 안 남아 결원이 생기면 외부에서 채용하기보다는 내부에서 승진시켰다"면서 "해당 인턴만 승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