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앞뒤 안 맞는 해명에 '커져가는 의혹'

지난 3월, 인천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에서 50대 여성이 종양 제거 수술 도중 신장 한 쪽이 제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길병원 측은 환자가 신장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있는 ‘이소신장’을 가졌기 때문에, 충분히 종양으로 의심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길병원 홍보팀장  

교수님이 멀쩡한 걸 뗀 게 아니라,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여러 가지 피라든지 이런 거 때문에 교수님께서 혼동할 수 있는...


동물의 경우에도 신장을 종양과 혼동해 제거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수의사에게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장혁주 / 수의사

그런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요즘은 CT를 다 찍으니까. 동물도. CT 찍어서 확인해서 위치, 크기 다 파악하고 떼니까요. 난소가 신장하고 위치가 비슷하게 있어도. 위치상 견인을 하니까.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숙련된 의사라면 육안으로 신장과 종양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가정의학과 전문의 OOO : “대부분은 다 숙련된 외과 의사라면 구분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종양으로 예상되는 덩어리를 떼어냈는데 그것이 신장으로 확인됐다면, ‘왜 즉시 재봉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인터뷰] 길병원 홍보팀장 

일단은 교수님께서, 저희도 그 부분을 물어봤는데, 신장 자체가 굉장히 협착이 많았답니다.


‘협착’은 ‘관의 내부가 좁아져 내용물의 통과가 방해를 받은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환자의 신장은, 보통 사람과 비슷한 9cm 크기의 정상 기능을 하는 신장이었습니다.


길병원 측은 복강경 수술에서 개복 수술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보호자에게 구두 동의를 받았다며, 의료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보호자 입장은 다릅니다.


[인터뷰] 기자 : 복강경에서 개복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동의하는 절차가 있었나요?

오원준 / 보호자 : 없었습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에게 수술 절차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가정의학과 전문의 OOO : "복강경 수술을 하다가 개복 수술 같은 걸로 넘어가려고 한다면, 당연히 환자는 누워 있으니까 환자의 보호자를 불러서, ‘이러이러한 이유로 복강경수술에서 개복 수술로 넘어가겠습니다’라고 당연히 설명을 해야 되는 것이고요.” 


보호자의 주장에 따르면, 집도의는 ‘같은 상황이 와도 개복하고 절제했을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터뷰] 오원준 / 보호자 

병원 사무장이 계속 얘기를 했답니다. ‘개인적인 사과를 해라 빨리’. ‘네가 잘못했다. 잘못 시인하고 사과해라.’(라고 했더니) ‘자기는 똑같은 상황이 와도, 나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인터뷰] 윤기환 / 길병원 환자 

병원에서 이런 의료과실이 일어났다면, 정상적으로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게 우선이어야지요.

 

길병원에서 의료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안전인증을 취소해달라는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과거 다른 의료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생 이후 사고 약품을 치우고 간호기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병원 측이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스탠드업]

모든 시민은, 언젠가는 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잠재적인 환자입니다. 정부 당국이 의료사고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불안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뉴스후플러스 이영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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