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 특별사절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1박 2일 일정으로 5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과의 면담을 추진합니다.

 

이들은 방북 후 미국 워싱턴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에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북-미 대화를 위한 한미 공조 방안을 논의합니다.

이달 중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면담도 추진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북핵 ‘중매 외교’가 이달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지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4일 “문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특별사절단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다”며 “평창 올림픽에 김정은 위원장이 파견한 김여정 특사 방남에 대한 답방의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사절단은 5일 오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로 방북한 뒤 평양에서 1박 2일간 머물며 김정은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윤 수석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 조성과 남북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사절단은 문 대통령이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기간에 밝힌 ‘비핵화 방법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에 대한 김정은의 답변을 듣고 북-미 대화에 대한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의 핵 포기 선언을 대화조건으로 내걸고 있는데 북-미 대화의 첫발을 어떻게 뗄 것인지 북한 지도부의 구상을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귀국 보고를 한 뒤 곧장 미국을 찾을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미국의 반응에 따라 2차 방북 사절단을 파견해 추가 중재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절단 발표 직전인 3일 워싱턴 주재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 연례 만찬 연설에서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는다. 나는 북한 쪽에 ‘대화 요청에는 응하겠지만 그 전에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답해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 논의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지난 수십 년간 조미(북-미)회담 역사에서 우리는 단 한 번도 미국과 전제조건적인 대화 탁자에 마주 앉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절단은 정 실장, 서 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의 사절과 실무진 5명 등 총 10명입니다.

 

김한나 기자(hanna@newswho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