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씨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이씨는 '갑질 폭행' 의혹으로 지난 4일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구속 위기에 놓이게 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김영현 부장검사)는 18일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가 이씨에 대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습니다.
출입국당국은 이씨가 물증과 관련자 진술로 뒷받침되는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점을 들어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씨는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초청 입국시킨 뒤 실제로는 평창동 자신의 집에 불법 고용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입니다.
출입국당국은 대한항공에 아무런 직함이 없는 이씨가 대한항공 비서실·인사전략실·마닐라지점 등을 동원하는 등 일련의 허위초청 과정을 지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국이 파악한 불법 가사도우미는 최근 10여 년 간 20명 안팎 규모로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과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촌동 집에서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소시효가 5년임을 고려하면 법적 처벌이 가능한 불법고용 규모는 10명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이민특수조사대에 소환돼 1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은 이씨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은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대한항공 조직을 동원해 불법 초청을 지시한 혐의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씨에 앞서 딸 조 전 부사장도 같은 혐의로 지난달 말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출입국당국은 그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0일 전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